Smile

피부가 답답하도록 연휴동안 열심히 먹었습니다. 얼굴이 탱탱 부었군요. 요즘엔 뭐든지 맛있어요. 뭐든지 기분이 좋고요. 선배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임신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니가 임신했냐는 말을 들을 만큼 진심으로 축하해드렸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걸 찾은 이 기분! 최고~.
그런데 돈은 없군요. 흑. 허리띠 졸라 매고 2주를 살아야겠습니다.

어떠한 우울한 기분에도, 최소한 중심은 잡고 버텼던 보람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정직하게 진실로..

역시 상식이 통하는 곳에서 일하는 건 좋군요. 일의 퀄리티를 떠나서.

불쾌한 밤

가던 길 잘 가다가 방향을 갑자기 바꾸는 사람을 보면 놀라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이 사람은 나와 아무 상관없이 자기 갈 길을 가는 것뿐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안심을 하고. 그 사람이 나와 아무 관계 없다는 확신은 그의 발자국 소리가 내 귀에서 멀어질 때서야 할 수 있다. 이런 습관이 생긴 건 고딩 때 겪은 변태 덕분이다.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잘 걷던 사람이 통화가 끝나자 방향을 바꿔 내게로 다가와 변태 행각을 벌였다. 당시 충격이 심했다. 분명 통화할 때는 정상인이었으니까. 또 대낮이기도 했고. 그후로는 갑작스레 걷는 방향을 바꾸는 남자에게 민감하다.

어제, 늦은 시간이지만 걸었다. 집에 일찍 들어가기 아쉬웠다. 이 토요일 밤에 불러낼 동네 친구가 없다니 외롭다. 한 명 있는데 전화해보니 회사 야유회로 지방에 가있단다. 이런. 집 근처 동네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어떤 사람이 나와 반대방향으로 향해 걷다가 나를 보고는 방향을 바꿔 내가 가는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앞서 썼듯 내가 그런 것에 민감하기에 발자국 소리를 향한 긴장을 풀지 않았다. 이 사람이 나와 상관이 없이 걷고 있는 거라면 어느 순간엔 발자국 소리가 나에게서 멀어져야 하는데 오랜 시간 나와의 거리가 일정하다. 원래 걷던 골목길로 들어서지 않고 계속 밝은 길을 걷다가 동네 지구대가 있는 쪽으로 갔다. 지구대를 지나 아직도 불이 켜져 환한 슈퍼마켓 앞에서 뒤를 돌아 집에 전화했다.
'엄마, 심상치 않아. 좀 와줘. 경찰서에 있을게.'
그 사람은 나를 쫓아오지 않은 척 내 옆을 지나 슈퍼마켓도 지나쳤다. 그 사람이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자기 갈 길을 갔어야 했는데, 뒤돌아서 확인하니 그가 나를 살피는 듯 서있었고, 나와 마주치자 엉뚱한 골목으로 방향을 갑자기 바꾸는 게 보였다. 나는 지구대 쪽으로 다시 되돌아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또 내 뒤에 있었다. 이번에도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엉뚱한 골목길로 방향을 틀었다.
경험상 그가 상대녀가 놀라는 표정을 지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가벼운 변태'라면 지나온 길이 비록 밝고 지나는 차량이 많았던 길가라고 해도 걸어오는 동안 주변에 걷는 사람도 없었으니 이미 변태 행각을 보여주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 새벽에 오랜 시간 아무런 제스쳐 없이 무작정 나를 따라왔다면 이건 '작정했다'는 뜻 아닌가. 길 걷다가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나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은 '성범죄'를 생각해뒀을 것이 분명하다. 어린 여자가 돈이 있어야 얼마나 있다고. 돈 많은 동네도 아니거니와. 나는 아예 지구대에 들어가 상황을 설명하고 어머니를 기다려 같이 집으로 갔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으니 그 놈을 잡았더라도 엄한 사람한테 이런다 잡아때면 할 말이 없어 그 사람 누구냐는 경찰관의 말에 도망갔을 거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확실히 고딩 시절 순진한 변태를 반복적으로 상대한 효과가 있는가? 이런 식으로 어두운 밤, 집 앞까지 쫓아온 것도 모자라 바로 내 눈 앞으로 다가왔던 변태가 있었다. 나를 따라온 게 아닌 척하며 자꾸 엉뚱한 골목으로 들어가던.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밤, 화를 면할 수 있었다니 아이러니하다. 나는 이제 밤길을 혼자서는 절대 걷지 않기로 했다. 굉장히 불쾌하다. 좋아하는 밤길 산책도 못한다 생각하니 분하다. 역시 세상은 남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불쾌하다. 무섭기보다 짜증부터 인다.

고부갈등

한지붕 아래 고부간이라면 없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좋은 상사라고 하여도 그 위치가 바로 옆자리라면 같이 사는 고부간과 무엇이 다를까. 크큭;;

아무튼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나는 입술에 철심을 박은 듯 살고 있다.

상사의 조퇴 후 씀. ;)

권리

교통비 나갈 때 마음 참 아프다. 오늘 아침 어쩔 수 없어서 현금 1,000원을 내고 타면서 아저씨와 인사를 했다. 나는 인사는 꼭 한다. 내릴 때 앞문으로 갔다. 아저씨가 미동이 없다. 내려달라니까 말씀이 없다. 또 내려달라고 했더니 x 씹은 표정으로 뒷문으로 내리라 하신다.

몇 주전 어떤 아저씨는 뒷문으로 내리려는 손님을 붙들어 앞문으로 내리시라고, 손님은 그렇게 내릴 권리가 있다고 설명해주셨던 것을 목격한 후로 나는 앞문을 이용할만하면 이용한다. 엊그제 친구를 만나서 버스에서 내릴 때 앞문으로 와서 내릴 준비를 하며 '어떤 기사 아저씨가 이렇게 내릴 권리가 있다고 말씀하셨어' 라고 친구에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 버스의 기사 아저씨는 '그 말 내가 한 거 같은데~?'라며 웃고 앞문을 열어주셨다.

나는 아침부터 이런 일을 겪었다는 것이 분했다. 안 그래도 버스 안에서 저런 일이 있으면 다른 승객들이 쳐다 보든 아니든 민망한 상황이니. 학원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로 버스 회사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전화 걸었다. 손님에게는 내릴 권리가 있지 않느냐, 사람 민망하지 않느냐, 아침부터 기분 나쁘지 않느냐, 그렇게 손가락 까딱하기 싫으면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될 거 아니냐,, 엄한 사람에게 불만을 토로한 것은 미안하지만, 그 사람은 민원을 접수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므로 나는 불만을 말할 권리가 있고, 버스 운전 기사는 1000원씩이나 내고 타는 손님에게 정성을 다할 의무가 있다.

아무튼 그렇게 쏟아내고 나니 한결 시원해졌다. 차량번호를 외우지 못해서 그게 한이다. 나 잘못 건드리면 한 집안 가장의 밥줄이 끊길 수 있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상쾌한 아침을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dislike

'아'라고 말하면 '아'라고 받아들이란 말이야. 답답한 사람.

남자들은 왕자병이야. 잘해주면, 밥 같이 먹으면 다 자기를 좋아하는 줄로 착각해. -_-..

음.....

# 아구찜이든, 꽃게찜이든, 닭도리탕이든,, 뭔가 풍성하고 얼큰한 것이 먹고 싶다. 결국은 밤 10시에 닭갈비집으로 들어갔다. 어디 혼자 들어가서 먹어도 '왜 혼자 왔냐' 묻는 사람 없었는데 가자마자 관심 집중되면서 '왜 혼자 오셨냐고' 묻길래 배가 고파서 왔다고 그랬고,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굉장히 신경써주면서 부담스럽게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누군가 지켜보는 이 속에서 마음껏 먹다간 얹힐 것 같아서 신경써준 다음에 준 것들은 먹지도 못하고 나왔다.

내 친구들은 성실하고 날씬해서 밤 10시에 잘 준비를 하지, 같이 이런 걸 먹어주지는 않는다구. -_-...

# 맞췄던 안경을 되찾았는데 착한 범생 출현.. 도수가 전보다 높아져서 눈이 더 작아졌다. 안 그래도 작은데. -_ㅜ.. 라식 하고 싶다고 처음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