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리자...
평소 검정테가 갖고 싶었는데 맘에 드는 것이 있기에 고민도 별로 안 하고 사버렸다. 이미 사버렸다. 후회하지 말자. 그래서 한 달동안 안경집에 갖다 바친 돈 20만원. 그 중 2만 5천원은 할인. 점주는 매우 고마워하신다. 고맙다는 소리 듣는 나의 속은 뭉그러진다.
주인 잘못 만나 혹사당하는 나의 발. 금요일 밤, 밤이 아쉽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외박하다. 혼자 쏘다니다가. 한참 무서울 시간에는 24시간 김밥집에 몸을 의탁했다. 술집도, 커피숍도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거기에서 공부도 약간 했다는. (3단어 외웠다. -_-;) 새벽 4시의 거리는 여전히 무섭다. 술자리에서 끝까지 가본 역사가 없는지라 이런 분위기 매우 낯설다. 중,고딩으로 보이는 예쁜 여자애들이 차비를 꾸려는데 현금이 없어 줄 수 없었다. 처음엔 걱정되었으나 생각할수록 웃겼다. 아니, 차비도 없는데 그 시간까지 대체 왜 놀아?! 예뻐서 신경쓰였나보다.
집에 와서는 목욕을 하고 바로, 학원 사람과의 채팅 약속이 있었다. 20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으시길래 에효... 뭐 그럴 수 있지 라고 넘기려던 참에 연결이 되었고, 심하게 놀랐다. 기대도 없던 상태에서 300% 시기 적절하게 센스 만점인 도움을 받았다. 그분에게 내가 해 줄 게 없었다. 나는 내가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약속을 먼저 제안한 것이다. 학원 다니면서 중요한 순간들이 몇 몇 있는데 그 중 한 장면에 포함되겠다.
잠을 한 숨도 못 잔 상태에서 늦은 저녁 친구들과 만났다. 친구들과 있는 동안 눈을 거의 뜨지 못했다. 채우려는 사람보다 비우려는 사람이 되라고 했던가. 채워지지 않는 가슴의 구멍에 바람만 드나들 뿐이다.
그리고 설잠을 자고 일어나 오늘. 동생과 스파이더맨 3를 보기로 했기에 타의 모범이 되는 부지런한 아침 생활을 오늘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