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훈훈했다. 대상이 7명이라니...
1부때엔 공동 수상이 이해도 안되고, 수상자나 mc가 상을 주는 권위있는 자리에서 말을 쉽게 하며 남을 비하하는 것이 짜증났는데 마지막엔 공동 수상이 감동이었다. 대상이 장난이냐고, 법을 어긴 사람한테도 상을 주냐며 헐뜨는 여론도 많이 봤다. 그러나 난 시상식 자리에 있던 개그계의 터줏대감분들이 오늘 느끼는 바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난 하이킥도, 무한도전도 무명 때부터 왕팬이다. 그래서 시간의 흐름을 지켜 본 나로서는 자식 같단 생각도 든다. 물론 능력이 부족한 몇몇도 있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캐릭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프로들이 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며 널리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작진이든 스텝이든 연기자든 시청률이 한 자리라도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사랑했고 서로 단합했고 각자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었기에 가능했다고 느꼈다.
지난 입사시험을 준비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그 원인에는 이기심과 일에 대한 애정 부족이 어느 정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 경쟁률 250:1을 넘어가는 관문을 두고 자신을 챙기기에 급급하고 경쟁 의식과 자기 방어만 팽팽해서 시야가 좁아져만 갔다. 시험을 치른 날에 한 바탕 울고 또 한 바탕 웃었다. 그리고 떨어진 동료 지원자들에게 새해에는 같이 동기가 되자고 말했다. 시험 전에는 그런 개념이 없었다.... 시험 후지만 이제라도 서로 윈윈하자는 마음을 갖다 보니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고 건강해졌고 2008년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상은 개인 하나만 있다는 편견을 깨어준 MBC는 큰 감동이었다. 무한도전은 유재석이 아니다.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이다. 막말이 난무하는 프로들을 보며 자기PR에 급급한 이기적인 진행자들이 거슬렸는데 그들은 이 공동수상을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 경쟁이 치열한 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 또한 그렇게 이기적으로 변하기 쉬웠을 것이다.
새해엔 좀 더 현명하고 넉넉해지길...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Old and Wise가 생각난다.
오다기리 죠가 결혼을 한다니.... 그분이 독신주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흑흑... 그분의 신부는 87년생이라 기억하는데; 유레루의 빨간가죽바지 ㅜ_ㅜ....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지금에 비하면 우린 예전 왕네가지였다며 웃었다. 그저 긍정할 수 밖에 없다. 무기력하고 축 늘어지기만 하는 요즘.. 진정 즐거워졌으면 좋겠다.
모두 잘 되길... 행복하세요. 행복한 기운을 저에게도 전해 주세요. 같이 웃자고요.
일이 끝나고 서점에 들러 정용실 kbs 아나운서가 저술하신 '서른 진실하게 아름답게'라는 책을 대충 읽었다. 점심 시간이라 배가 고파서 책에 집중할 수가 없었고 서점에서 한 번 읽어 잊어버리기엔 아쉬운 책이어서 대충 맛만 보았다. 또 가방 속에 휴지가 없는데 책을 읽는 내내 눈물, 콧물이 흘러서 어찌할 바를 몰랐기도 했다. 지금 기억도 안 나는 한 줄이었을뿐인데 옆에 사람이 있는 것이 민망하도록 훌쩍댔다. 오늘 살짝 보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다른 책도 여러 권 사게 될 것 같다. 여러 책을 인용하며 소개해주는데 어느 훌륭한 위인의 에세이를 읽는 것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좋았다.
서른도 안 넘긴 미혼이 주부 대상 토크쇼를 보는 게 익숙해졌다. 그래서 알게 된 정용실, 임수민 아나운서의 '여성공감'이라는 프로는 일주일에 두 시간씩 기본으로 나를 웃게 해준다. 가끔 출연하는 전현무 아나운서라는 남자는 어디 출연하든 골 때리게 웃기다. 아무튼 두 아줌마 아나운서의 편안하고 친근하면서 재치있는 진행 솜씨에 빠져든다. 억지 웃음 없는 내추럴한 이런 재미가 좋다.
다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다시 들이려고 새벽 6시 알바를 한 지 2주가 지나간다. 그러나 일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일어나는 아침은 상쾌하지 않구나. 올해가 흘러가는 내내 스스로를 틀 안에 가둬 닥달해온 기분이다. must 노이로제에 걸린 것 같다. 역치는 낮아지기만 한다. 이런 나를 자연스레, 재밌게 다스리는 방법은...?!..? 만족을 느껴본 게 언제던가...?! ㅜ_ㅜ 어떤 일이 잘 안되고 있다... 홀로서기가 이리도 어렵다.
학창시절 도덕책에 나오는 인간의 도구화.. 모 언니와 관계를 지속할수록 내가 도구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 초 알바하면서 처음 그런 기분 느낀 것 같다. 빠진 렌즈가 눈에 잘 안 맞춰져 낑낑대는 나에게 '그녀씨, 할 일 없죠?' 라며 할 일을 찾아주던 상사. 내가 논다고 생각했음이다. 나는 이곳의 기계가 되었구나 생각하니 숨이 막혀왔다. 오늘은 변함없는 모 언니의 태도에 발끈해서 몸이 안 좋아서 같이 못 할 수도 있다고 했더니 내 몸 걱정해주긴커녕 자기 때문에 몸이 나아야 한다고 한다. 이번만이 아니었다. 몇 번이나 이용당한다는 기분이었지만 넘겼는데. 내가 봉이다, 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