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맛
어머니가 갈아주신 바나나 우유를 마시며 아침을 보냈다. 맛을 보며 나는 '역시 엄마가 최고'라고 했더니 동생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올해 나는 요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못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지. 이유는 관심이 없다. 이 나이 먹도록 어머니께 만들어 달라고 투정을 부린다. 엄마의 맛을 나는 낼 수가 없고, 맛 없는 거 먹고 살찌기 싫다고. 푸훗. 어머니는 귀찮다면서도 바나나와 삶은 고구마와 우유를 알맞게 갈아 냉장고에 넣어두셨다. 이게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오늘 서울의 공기는 매우 탁했다. 몸이 무겁기도 하고 공기가 탁하기도 하고 걷는 것이 고통이다. 종로에서 찾아간 보리밥집은 가격이 싸고 음식맛도 싼값을 했다. 하지만 굉장히 친절하고 깔끔했다. 반찬을 재활용하는지 어쩌는지는 몰라도, 의자, 테이블 다리나 받침대 구석구석을 닦는 모습에 놀랐다.
내 모토가 그렇다. 이왕 살 찌는 거 맛있는 거 먹고 살찌자. 그래서 여기 저기 찾아다녀 봐도 우리집 음식 만한 게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