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마음

친구가 공무원이 되었다. 내가 취직하면 그쪽 사람이랑 알지? 라면서 깔깔댔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분에게 보낸 메시지에 답신이 왔다. 몇 개월 전에는 답신이 없어 울적했는데 이로써 오해할 일은 없게 되었구나~ 아이고 황송~^^

나는 어느 구석에서 굴러들어온 돌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박힌 돌들이 매우 언짢아하는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런 상황이 생길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소심하게도 남은 한 해는 여기에 박히는 게 신상에 좋을 것 같다. 눈치가 늘고 응큼해지기만 하니 스스로 역겨울 때가 있다. 어찌할 바를 모를 땐 그저 입을 다무는 것이.

뒤죽박죽

홈페이지가 주인을 닮아 은둔형이 되어 가고 있다. 트랙백은 커녕 코멘트도 활발히 주고 받은 지 오백만년이 지나고 있다. 왠만한 얘기는 블로그에 잘 쓰지 않고 있다. 어차피 코멘트 기능도 잘 안 쓰는 거 위키 기반으로 꾸리고 싶어서 Mediawiki를 깔았는데 삽질만 하다가 삭제해버렸다. 위키는 공개 개념이 커서 권한 수정하기가 이렇게나 복잡할 수가 없다. 코멘트부터 feed까지 마음에 들 때까지라면 끝도 없이 수정해야 하는 위키. 흑흑. 어느 툴을 둘러봐도 워드프레스만한 것이 없음에 그저 한 숨이... 며칠째 위키에 관한 정보만 검색하다 보니 회사에선 영어를 너무 잘하는 줄 안다...;

할 게 많은데 위키만 어떻게 정돈이 되면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다. 그때가 언제련가...
워드프레스 2.5가 3월 초에 나온다고 했는데. 그건 언제 나오지?!

안양 어린이 실종사건의 범인이 잡혔다는 속보를 듣고 너무 무서워 온 몸의 소름이 돋았다... 화장실에서도 생각이 나니 더 무섭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몇가지

. dotclear를 테스트 설치해봤는데 수정하지 않아도 내 입맛에 맞다. 기본 테마가 xhtml1.0 strict를 준수하고 있으니 뜯어고칠 필요없고, xhtml에 맞게 위키 문법도 쓸 수 있고.. 위키 문법을 플러그인으로 쓰다보면 웹표준에 어긋날 때가 많아 신경이 좀 쓰이는. multiblog 기능과 private blog 플러그인을 같이 쓰면 어떤 블로그는 공개하고 어떤 블로그는 비공개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저러나 영어로 된 문서가 미비하고 그러다보니 플러그인도 다양하지 않고... 원하는 걸... 낑낑대며 만들어야 하나 ㅜ_ㅜ;; 그러나 저러나 워드프레스가 섬세하다.

. 4달째 새벽 4시 20분까지는 일어나고 있다. 아무리 잘 일어나도 학원 다닐 때랑 돈 벌 때랑은 기분부터 다르다. 8시든 10시든 12시든 언제 자든 일어나는 시간엔 '벌써야?!' 라는 생각 먼저 든다. 눈 한 번 감고 뜬 것처럼 자고 일어난 느낌이 없어 시무룩하고 아쉽고 뭔가 억울하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일어나 세수하고 나면 역시 일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 일본에는 미중년배우가 더러 있는데.. 좋아하는 배우는 나카무라 토오루, 타나베 세이이치, 타니하라 쇼스케..정도? 우리나라는?,, 박용우, 김상경.. 아무튼 나카무라씨가 나오는 자호접을 더빙판으로 봤는데 공중파라서 여기 저기 잘랐는지, 이해력 문제인지 도통 뭘 말하는 영화인지 모르겠다. 나카무라씨 더빙 싱크로율도 불만족 -_-.. 나카무라씨는 한국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2000)'와 '청연(2005)', 또 한류 드라마 '동경만경(무지 재미없음)'에 출연한 이력이 있고 아시아 쪽에선 폭넓게 활동하는 것 같다. 그가 출연한 '빙점'이란 단편 드라마는 강추. 차갑고 강인한 외모라 맡는 역할도 정해져 있는 편인데 그런 그도 기묘한 이야기에서 코믹 연기를 아주 잠시 보여준 적이 있다.

. 원래 그렇게 다큐멘터리를 많이 방영했는지, 요즘 지루하지 않은 다큐멘터리가 쏟아진다. 다큐 전문채널부터 시작해 EBS에서만 해도 거의 매일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각 방송사마다 일주일에 2회 이상 정기적으로 다큐를 편성하고 있으니 다큐를 좋아하는 사람은 편성표를 기억하기도 괴롭다. 외국 방영물도 다수 보여줘서 그런가. 지난 MBC 프라임 '세계명화의 숨겨진 이야기- 쇠라편' 을 보고.

Blue Bird

지난 아사다 마오의 단박 인터뷰를 보면서,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집중해서 들어봤는데 꽤나 고운 목소리였다.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흔한 질문이라 그 퀄리티에 실망했지만 마지막 그녀가 불렀던 하마사키 아유미의 Blue Bird가 깔린 엔딩은 좋더군. 노래를 검색하면서 알게 된 것이 그녀가 얼마 전 왼쪽 청력을 완전히 잃었다고 한다. 스트레스와 피로 때문에 발생한 병이라고 하는데 그런 걸 느낄 수 없는 시원한 노래 솜씨는 대단하다. 7년동안 시달렸다고 하는데... 나도 운동을 빡세게 하거나 피곤하면 귀가 힘들어하는데, 귀가 힘들면 목소리도 불안해지고 큰소리를 낼수록 귀가 아픈데.. 아유미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돼.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야말로 이제껏 '위대한 업'을 시도해 보려던 내 의지를 꺾었던 주범이지. 이미 십 년 전에 시작할 수 있었을 일을 이제야 시작하게 되었어. 하지만 난 이 일을 위해 이십년을 기다리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해.
-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p. 166

농담

어떤 남자가 오후 다섯시에 시카고에 있는 어느 술집으로 들어가서 스카치위스키를 세 잔 주문합니다. 차례로 주문하는 게 아니라 세 잔을 한꺼번에. 바텐더는 그 예사롭지 않은 주문에 좀 어리둥절해하지만 아무 말 않고 그 남자가 주문한 대로 스카치위스키를 세 잔 따라서 바에다 일렬로 늘어놓지요.

그 남자는 그걸 하나씩 차례로 마시고 값을 치른 다음 떠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오후 다섯시에 그 남자가 또 와서 같은 식으로 주문을 하지요. 스카치위스키 세 잔을 한꺼번에. 그리고 또 다음 날도 그렇게, 그 뒤로 2주일 동안 날마다 그럽니다. 마침내 바텐더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게 되지요. 그래서 이렇게 물어봅니다. 참견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손님은 지난 두 주일 동안 날마다 여기 오셔서 스카치위스키를 세 잔씩 주문했는데, 어째서인지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한 번에 한 잔씩 주문하거든요. 그러자 그 남자는 이렇게 대답했지요. 아, 그 대답은 아주 간단한 겁니다. 나에게는 형제가 둘 있는데 하나는 뉴욕에 살고 있고 다른 하나는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 셋은 아주 친하답니다. 그래서 우애를 기리는 한 방법으로 우리 모두는 오후 다섯시에 술집으로 가서 스카치위스키를 세 잔 주문하고 우리 모두가 같은 자리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서로의 건강을 위해 조용히 건배를 하는 거지요. 바텐더는 마침내 그 이상한 의식의 이유를 알게 되어 고개를 끄덕이고 거기에 대해서 좀 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일은 네 달 동안 더 계속되지요. 그 남자가 매일 오후 다섯시에 찾아오고 바텐더는 그에게 술을 세 잔 내놓는 식으로. 그런데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집니다. 어느 날 오후 그 남자가 늘 오던 시간에 오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스카치를 세 잔이 아니라 두 잔만 주문한 거지요. 바텐더는 걱정이 되어서 얼마쯤 뒤에 용기를 끌어내 이렇게 물어봅니다. 참견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지난 네 달 반 동안 손님은 매일같이 여기로 와서 스카치위스키를 세 잔씩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두 잔이군요.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모쪼록 손님 집안에 뭔가 일이 잘못되지 않았기를 빕니다. 잘못된 건 아무것도 없답니다. 남자가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쾌활하고 기운차게 대답하지요. 그러면 어떻게 된 건가요? 바텐더가 그렇게 묻자 그 남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 대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 술을 끊었거든요.

폴 오스터, 기록실로의 여행, p.203~205

엊그제 충동적으로 미용실에 가서 짧게 자르고 파마를 하니 더 짧아졌다. 간만에 기분 전환이 되었다. 내일 머리 감은 후가 어떨지 기대 중. 움트트. 또한 비교적 마음이 느긋해져 독서도 했다. 오늘만큼 생리통이 반가운 적이 없었다. 시기 적절하게 생체 사이클이 돌아가줘서 고맙다. 그동안 아드레날린 억제제가 필요한 괴로운 나날이었다.

사람

예전엔 안 들었던 말들을 올해에 여러 사람에게서 듣는다. 뭐가 대체 문제일까.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얼마간 계속된 이 어지러움을, 지나쳤다면 안되었을 사람이 정리해 주었다. 너의 성격이 너의 일에 지장을 주니까 문제가 되는 거 아니냐.

지나칠 뻔 했다. 알면 알수록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난 더 조심조심하고, 말을 아낀다. 하지만 분명히 좋은 사람이다. 나를 나보다 안타까워해주는 사람. 너무 예리하여 무섭기까지 하다. 누구도 잘 모르는 사람을 지목하며, 그 사람과 내가 너무 흡사하다고 말한다. 그분이 지목한 사람은 내가 몇 년 전부터 동경한 사람이었다. 어찌. 어찌 그런 감각을 갖고 있을까. 대체 이 사람 어떤 사람인가. 무섭다. 고맙다.

요즘 어떤 것을 접해도 나를 자극한다. 내가 긴장 중이라 그럴까. '프로포즈 대작전'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그 인기가 비단 꽃미남 남자주인공 때문만은 아니더라. 시간을 되돌린다면 후회스럽지 않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