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 나갈 때 마음 참 아프다. 오늘 아침 어쩔 수 없어서 현금 1,000원을 내고 타면서 아저씨와 인사를 했다. 나는 인사는 꼭 한다. 내릴 때 앞문으로 갔다. 아저씨가 미동이 없다. 내려달라니까 말씀이 없다. 또 내려달라고 했더니 x 씹은 표정으로 뒷문으로 내리라 하신다.
몇 주전 어떤 아저씨는 뒷문으로 내리려는 손님을 붙들어 앞문으로 내리시라고, 손님은 그렇게 내릴 권리가 있다고 설명해주셨던 것을 목격한 후로 나는 앞문을 이용할만하면 이용한다. 엊그제 친구를 만나서 버스에서 내릴 때 앞문으로 와서 내릴 준비를 하며 '어떤 기사 아저씨가 이렇게 내릴 권리가 있다고 말씀하셨어' 라고 친구에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 버스의 기사 아저씨는 '그 말 내가 한 거 같은데~?'라며 웃고 앞문을 열어주셨다.
나는 아침부터 이런 일을 겪었다는 것이 분했다. 안 그래도 버스 안에서 저런 일이 있으면 다른 승객들이 쳐다 보든 아니든 민망한 상황이니. 학원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로 버스 회사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전화 걸었다. 손님에게는 내릴 권리가 있지 않느냐, 사람 민망하지 않느냐, 아침부터 기분 나쁘지 않느냐, 그렇게 손가락 까딱하기 싫으면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될 거 아니냐,, 엄한 사람에게 불만을 토로한 것은 미안하지만, 그 사람은 민원을 접수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므로 나는 불만을 말할 권리가 있고, 버스 운전 기사는 1000원씩이나 내고 타는 손님에게 정성을 다할 의무가 있다.
아무튼 그렇게 쏟아내고 나니 한결 시원해졌다. 차량번호를 외우지 못해서 그게 한이다. 나 잘못 건드리면 한 집안 가장의 밥줄이 끊길 수 있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상쾌한 아침을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아'라고 말하면 '아'라고 받아들이란 말이야. 답답한 사람.
남자들은 왕자병이야. 잘해주면, 밥 같이 먹으면 다 자기를 좋아하는 줄로 착각해. -_-..
임신 5주라며 들뜬 문자가 도착했다. 이로써 친구 두 명이 임신 중이다. 그 중 하나는 첫 아들 5살에 둘째를 임신 중이기도 하다.
아 적응하기엔 너무 낯선 현실이다...
엉망이다. 어제는 핸드폰을 가방에 챙긴 줄 알았는데 놓고 나와서 시간을 모르고 밤에 쏘다니다 집에 들어가니 2시라고 어머니가 현관 앞에 서 계시고, 오늘은 렌즈 한 쪽, 그것도 난시 교정한 거라고 비싼 거 한 쪽 잃어버려 찾다 찾다 못 찾아 안경 챙겼는데 가방에는 없고, 렌즈 한 쪽 뺄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눈 앞이 안 뵈기도 하여 한 쪽만 달고 다녔더니 어지러워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지난 달 학원 선생은 정신없어 하는 거 이해하고 나름 귀엽게 봐주셨는데, 새 단계 선생님과 이틀 수업 중 이틀 다 지각에 다른 사람 시키는데 내가 대답하고 있고 -_-; 아 귀가 안 들리는 것 같다; 눈도 멀고 귀도 멀었다. 입은 지맘대로 잘도 돌아간다.
아 엉망이다. 렌즈 값 또 나갈 거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흑흑흑... 그래도 덕분에 정신차렸다. 충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내가 했던 한 마디를 남에게 했다가, 그것도 지레짐작으로 몇 마디 사족까지 더해주시고, 나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며 자기가 내 PR을 적절히 해줬다는 듯 생색내었지만 그게 유쾌할 리가 있나. 이번엔 반응 좋은 말을 하고, 나중엔 반응 안 좋을지 모를 말도 하시려고? 나 그런 거 싫다고 말을 정확히 해야 했었는데 굉장히 찝찝한 하루군.
제발 상상력 좀 제대로인 곳에 발휘하시길. 남 걱정 하지 마시고.
난 당신과의 대화가 우리 안에서만 머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누가 되었건 간에. 우리의 대화가 어중이떠중이 돌고 도는 가벼운 것일 뿐입니까?.. 난 남의 눈치를 보면서 당신과의 관계를 걱정하고 싶지 않아요.
2005. 4. 18 지난 일기장에서..
당신 너무 멀다.... 아 뼛속까지 외로워지도록 화창한 점심 시간.. -_-.. 나 좀 구출해주세요..